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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밀레: 멀린은 밀레시안의 거짓말에 어디까지 속는가 본문

마비노기

멀린밀레: 멀린은 밀레시안의 거짓말에 어디까지 속는가

  G   2018. 7. 23. 15:06




 #드림캐는_드림주의_거짓말에_어디까지_속는가 ← 이런 해시가 있길래 멀린밀레로 해 봤다 더 생각나면 추가하는 것으루

 밀레시안 남 속여 먹는 일 드럽게 못해서 거짓말하면 멀린이 곧바로 눈치챘으면 좋겠네




 〈전 미래를 볼 수 있어요〉


 자신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밀레의 말에 멀린은 또 신들이 예지몽 같은 걸로 밀레시안을 농락하려는 건가 싶어 잠시 놀랄 뻔하지만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밀레의 표정을 보고 이내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려 안도할 것 같다. 그러고는 금세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능청을 부리며 “이야― 정말? 뭐 점성술 같은 건가? 그럼 내 미래도 봐 줄 수 있냐?”하고 연달아 물었으면 좋겠다. 이에 밀레시안이 다소 의기양양한 낯으로 멀린의 미래도 물론 알고 있다며 짐짓 고민하는 시늉을 해 보였으면.

 “흠……. 멀린은 말이지, 앞으로 조심하지 않으면 어떤 사람에게 가진 재산 다 털리고 길바닥에 나앉을지도 모르겠다.”

 “뭐어? 어떤 자식이!”

 밀레의 말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얼굴에 발끈하는 멀린이었지만 애써 침착하고 말을 이어 갈 듯.

 “아니……. 그런 거 말고 가령… 내가 결혼을 할 수 있는지, 하게 된다면 상대는 누구인지. 그런 걸 알려 줘.”

 은근슬쩍 밀레를 향한 속마음을 내비치는 멀린의 말에 밀레가 별안간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멀린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결혼? 멀린 결혼하고 싶어?”

 “지, 지금은 아니고! 언젠가 나중에 하게 된다면 상대가 누구냐는 말이지.”

 “그렇구나. 확실히 멀린은 나중에 결혼을 하긴 할 텐데….”

 밀레가 다시 고민하는 체를 하자 이번엔 멀린이 치고 들어와 대답을 재촉했으면.

 “누구하고? 혹시 나하고 비슷한 부류의 사람?”

 “으음, 그게―”

 “나처럼 긴 세월을 살아 왔고, 강하고, 다재다능하고, 에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고,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법이 없을 정도로 착한 사람?”

 멀린의 이상적인 배우자 요소가 줄줄이 나열되었지만 그게 오롯이 본인을 두고 하는 말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밀레는 그저 질색하기만 할 듯.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다시 생각해 보니 멀린은 결혼 못 하겠네.”

 “있잖아!”

 “어디?”

 “…….”

 멀린은 차마 너라고 말하지 못하고 입을 우물거리다가 체념한 듯 “에휴,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 그래, 네 말대로 정말 결혼하기는 틀렸다.”하고는 가 버렸으면 좋겠다. 괜한 거짓말 한번 쳤다가 덩그러니 홀로 남게 된 밀레가 “왜 저래…?”라며 꿍얼꿍얼하는 게 보고 싶다.




 〈저 애인 생겼습니다〉


 이거는 바로 속아 넘어갔으면 좋겠네…. 애인 생겼다는 밀레의 거짓말에 멀린은 마음 한 구석이 쿵 주저앉는 듯한 기분을 느끼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아, 그래? 거 잘됐네.”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멀린의 성의 없는 반응에 거짓말이라는 걸 바로 들켰나 싶어 흥이 꺾인 밀레도 무어라 더 말하려 하지 않았으면. 그렇게 두 사람 간에 정적이 도는데, 얼마 안 있어 밀레의 애인이라는 존재가 점점 신경이 쓰여 미치겠는지 멀린이 침묵을 참지 못하고 밀레에게 질문 세례를 와닥닥 퍼부어라.

 “그래서, 네 애인 뭐 하는 사람인데? 너랑 같은 밀레시안이야? 언제부터 만났고?”

 이제야 걸려들었구나 싶은 마음에 밀레도 들떠서 재잘재잘했으면.

 “응, 같은 밀레시안. 아는 사람 소개로 만나서 알고 지낸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사람이 참 괜찮더라고.”

 “그 사람을 좋아해서 만나는 거야?”

 예상외로 사뭇 진지해 보이는 멀린의 반응에 밀레가 당황하기 시작하겠지.

 “어? 좋아하냐고 물으면… 아직 잘 모르겠는데… 더 만나 봐야 알 것 같기도…….”

 “……사람이 괜찮기만 하면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거냐.”하고 묻는 멀린의 낯빛이 왠지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에 이거 계속 속여도 괜찮은 건지 문득 걱정이 드는 밀레였지만 일단은 그렇다고 대답해 버렸으면 좋겠다. 멀린은 혼잣말하듯 “그렇군….”하고 한마디 한 뒤로 별말을 건네지 않았으면. 너무나도 쉽게 납득하는 멀린의 모습에 밀레는 거짓말이었다며 자백하려고 하지만 분위기가 냉랭해져서 결국 말 못 하고 넘어갈 듯.

 그 후 멀린만 보면 ‘애인 생겼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이었다’라고 밝힐 타이밍만 재고 있는 밀레가 보고 싶다. 그렇지만 멀린은 어쩐지 밀레와 거리를 두려는 사람처럼 데면데면하게 굴었고, 대화 좀 할라치면 의식적으로 말을 끊고 바쁜 일이 있다며 자리를 피했기 때문에 두 사람이 길게 이야기할 틈이 좀처럼 없었으면. 밀레 입장에서는 멀린이 대체 왜 저러는지, 화라도 난 건지 어쩐 건지 전연 이해할 수 없었지만 멀린과 이대로 계속 어색하게 지내고 싶지는 않았기에 결국 어느 날 지나가던 멀린을 붙잡고 절절히 자백해 버렸으면 좋겠다.

 “사실 거짓말이었어….”

 “…뭐가?”

 “애인 생겼다는 말, 거짓말이었어. 속여서 미안해.”

 “…….”

 멀린이 잠시 멍하니 밀레를 바라보다가 이내 하, 하고 헛웃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숨을 한번 내뱉고 한동안은 지어 보이지 않던 특유의 미소를 다시 얼굴에 한껏 머금었으면 좋겠다.

 “아…… 거참, 그런 걸 왜 속여! 어쩐지 이상하다 싶더라니…….”

 “화난 거 아니었어?”

 “내, 내가 뭐라고 화를 내겠냐? 그냥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지. 하여간 밀레시안 너 진짜 특이하다니까.”

 씨익 웃음 짓는 멀린을 보며 이렇게 쉽게 풀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솔직히 얘기할걸, 하고 후련해하지마는 한편으로 여전히 애인 생겼다는 말을 들은 멀린이 자신을 데면데면하게 대했던 이유가 짐작 가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하는 밀레시안이 보고싶다. 멀린의 웃음이 안도의 의미를 띠고 있는 줄은 전혀 모르겠지.




 〈그냥 넘어진 거예요〉


 이멘 마하에 방문한 멀린과 사도 지령을 완수하고 심하게 다쳐 온 밀레가 이멘 마하 북쪽 외곽에서 마주친 상황으로 보고 싶다. 멀린은 비척거리는 밀레에게 곧바로 다가가 웃음기 사라진 얼굴을 한 채 부축해 주겠지. 가까이서 살펴 보니 더더욱 심각해 보이는 밀레의 외상에 멀린이 어떻게 된 일이냐, 누가 이렇게 만든 거냐며 성내듯 신경질적으로 소리치는데, 기사단 일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곧이곧대로 말하기가 어쩐지 내키지 않아서 밀레는 별거 아니라고, 그냥 넘어져서 다쳤을 뿐이라고 급히 둘러댔으면 좋겠다. 누가 봐도 그냥 넘어져서 다친 정도가 절대 아니었기 때문에 멀린은 속아 주는 척도 안 하겠지. 자기를 바보로 아는 건가 싶기도 하고, 부상이 이렇게나 심한데 씨알도 안 먹힐 거짓말까지 해 가며 괜찮은 체를 하는 밀레가 미련하게 느껴져서 멀린은 화가 날 지경이었지만 일단 기분은 제쳐 두고 밀레를 풀밭에 눕혀 묵묵히 치료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 뛰어난 드루이드 영웅이라고 하니 웬만한 마을 힐러보다 더 능숙하게 치료하고 축복까지 내려 주겠지. 덕분에 금방 괜찮아진 밀레가 고맙다는 둥 여기서 멀린을 만나게 되어 운이 좋았다는 둥 짐짓 너스레를 떨었으면 좋겠다. 멀린은 대체 뭘 하면 이렇게까지 다칠 수 있냐고 밀레를 닦달할 참이었지만 애써 분위기를 띄우며 화제를 전환하려는 밀레의 모습에 금세 마음이 누그러질 것 같다. 어쩌다 다쳤는지 말해 주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겠지, 하는 생각에 멀린은 더는 묻지 않고 밀레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줬으면 좋겠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밀레가 머쓱하게 손을 빼려고 하자, 멀린이 돌연 “…너 식사는 했냐. 기운 없어 보이는데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라며 여전히 손을 잡을 채 밀레를 로흐 리오스로 데려갔으면 좋겠다. 그러고 방금 전까지의 일은 잊고서 둘이 즐겁게 먹고 떠들었으면.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피로해 있던 밀레는 생각지도 못한 멀린의 배려에 내심 고마워하겠지.




 〈까마귀 원래 흰색이래요〉


 밀레가 뜬금없이 까마귀는 원래 흰색이었다는 거짓말을 늘어놓기 시작하자 이게 뭔 소린가 싶어 처음엔 진지하게 듣는 멀린이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드러나는 궤변에 얘 지금 농담하는구나 알아차리겠지. 그래도 멀린은 거짓말이랍시고 밀레의 말을 끊거나 무시하는 법 없이 이따금 호응도 해 주며 끝까지 경청했으면 좋겠다. 뿐만 아니라 저가 더한 궤변 얹어서 역으로 밀레 속이려 들었으면 좋겠다.

 “그 사실을 이제야 안 거야? 그래 맞아. 네 말대로 원래 옛날 까마귀는 흰색이었어. 검은 까마귀는 돌연변이였고 아주 희귀했기 때문에 길조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였고.”

 “……어, 정말이야?”

 능청을 부리며 거짓말을 할 때엔 여유 만만해 보이던 밀레의 표정이 멀린의 말을 듣고는 흐리멍덩하게 바뀌어 갔으면 좋겠다. ‘거짓말로 막 지어낸 말이 사실이었다니’라고 말하는 듯한 그 표정에 멀린이 웃음이 터지려는 걸 애써 겨우 참아 내고 말을 더 이어 갔으면.

 “당연하지, 너도 알다시피 내가 진짜 오래 살아왔잖냐. 직접 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

 “그, 그럼 지금은 왜 검은 까마귀밖에 보이지 않는 거야?”

 “그 이유에 관해서는 여러 학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쟁 때 활동했던 고대 드루이드들의 강력한 마력에 오염되어서 돌연변이의 개체 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고 보는 게 통설이야. 반대로 흰 까마귀들은 서서히 사라져 버렸지.”

 멀린은 청산유수로 술술 터져 나오는 자신의 거짓말 실력에 내심으로 감탄하고 있을 것 같고() 밀레는 여전히 충격에 빠진 낯으로 “그… 그런 흥미로운 역사가 있는 줄은 몰랐네…?”하며 놀라지 않은 척 대꾸했으면 좋겠다. 이런 맹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밀레의 모습이 귀여워서 주먹 불끈 쥔 손을 부르르 떠는 멀린 보고 싶다. 아주아주 한참 나중에서야 멀린에게 당했다는 걸 깨닫고 주먹을 불끈 쥐는 밀레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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