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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밀레: 구속 본문

마비노기

멀린밀레: 구속

  G   2017. 12. 7. 15:08




 알반은 이 세계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려는 다른 세계에서 온 신을 소멸시키려 한다 ― 이 말이 크리스텔의 염려대로 밀레에게도 들어맞는 조건이어서 결국 훗날 알반이 밀레 배신하고 조력자 멀린에게 그를 처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설정으로 멀린밀레 보고 싶다.


 아무리 밀레시안이라도 멀린의 강력한 마법에는 허무하리만치 맥을 못 추고 구속되어 버렸으면 좋겠다. 에아렌 때처럼 멀린이 몸소 이중 삼중으로 결계를 걸어둔 비밀 장소에다가 특수한 마력으로 밀레를 크리스털에 봉인했으면. 그리곤 영문도 모르는 채 꼼짝없이 갇힌 밀레에게 알반으로부터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알려 줬으면 좋겠다.


 ‘그들은 널 처형하라고 했지만 난 그렇게 하진 않을 거야. 그렇지만 세상에서 너는 이제 없는 존재다. 네가 살아있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일방적으로 와닥닥 통보하듯 말하고 멋대로 공명을 끝내 홀연히 사라졌으면. 그렇게 멀린의 세계에서 밀레는 고통스런 영겁의 시간을 보내게 돼.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고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지옥과 마찬가지. 멀린은 시도 때도 없이 밀레를 찾아와 정신적으로 공명하여 생긴 둘만의 공간에서 예전에 으레 그랬듯이 평범하고 사소한 이야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넸으면. 예컨대 ‘밀레시안, 내가 오늘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는데 한번 들어 봐. 오전에 그 돈 밝히는 녀석하고 타라에 갔는데―’ 따위의 사사로운 일상 이야기.


 아튼 시미니의 계시대로 에린은 완성되어 진정한 낙원이 되었는데 정작 큰 공헌을 했던 밀레시안만 낙원에서 도태되고 멀린의 도착적인 욕망이 만든 세계에 영영 갇히게 된다는… 그런 망상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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