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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터밀레: 유령 본문

마비노기

알터밀레: 유령

  G   2017. 10. 24. 13:37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이승을 떠돌아다니는 유령 알터와 유령을 볼 수 있는 영능을 지닌 밀레시안으로 현대물 알터밀레 보고 싶다.


 알터는 몇 세기동안이나 유령인 채로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자신의 이름 외에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음. 그만하면 포기할 만도 한데 왠지 자신이 누구인지 꼭 알아야만 하는 사명감이 강하게 들어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고, 그러던 중 우연히 자신을 볼 수 있는 밀레시안을 만나게 됨. 다른 건 다 몰라도 자신이 뭐 하던 사람이었는지는 꼭 알고 싶다며 알터는 밤낮으로 밀레를 졸졸 따라다니며 도와 달라 애걸복걸함. 밀레는 당황스러웠지만 알터가 유령 주제에 붙임성 있고 말도 많아서()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고 오히려 슬슬 귀찮아져서 하는 수 없이 알터를 도와주기로 함.


 밀레는 온갖 역사 책을 뒤져 가며 알터가 입고 있는 갑옷의 형태와 갑옷에 붙어 있는 엠블럼, 알터가 유령으로서 처음으로 봤다던 사람들의 의복 형태, 풍경, 건물 양식 등을 조사하며 추론해 나가고, 단서는 점차 특정 시기, 특정 단체, 특정 사건으로까지 좁혀짐. 그리고 결국 알터가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아내게 됨. 알터는 (우리가 아는) 옛 아일랜드 지역에 살던 알반 기사단 아르후안 조 소속의 기사로, 사도를 처치하기 위해…(생략)… 생애 마지막 전투에서 사도에게 살해되고 신성력으로 이루어진 영혼이 이승에 속박되어 버려서 영영 사라지지 못해, 좌우간 에린 시대서부터 지금까지 떠돌아다닌 유령이라는 것. 그 사실을 알게된 알터는 기억이 전부 돌아온 듯 혼란스러운 얼굴로 밀레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말을 연신 중얼거리는데, 이내 울상이 되어 밀레를 만지려 하지만 닿지 않고 몸을 그대로 통과. 왜 그러냐는 밀레의 물음에 알터가 모든 진실을 얘기해 줌.

 알고 보니 현대의 밀레시안 또한 (우리가 아는2) 그 시대 밀레시안의 환생체. 몇 세기를 거듭한 환생으로 현재 밀레는 당시의 기억은 남아 있지 않지만 미약하게나마 신성력이 남아 있는 상태. 유령을 볼 수 있는 영능도 전생의 신성력 덕분이었고, 유령인 알터와 마주친 일도 우연이 아니라 알터의 신성력과 밀레의 신성력이 서로 끌어당기는 일종의 상호 작용으로 이뤄진 일이었던 것.

 알터는 몇 세기만에 동경하던 밀레시안 님과 해후했다는 사실에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에 겨워하지만 정작 밀레는 알터가 알고 있는 ‘밀레시안 님’은 자신이 아니라며, 아무리 전생에 인연이 있었다 한들 기억이 없으니 알터가 기대하는 반응을 보여 줄 수 없다고 단언함. 밀레가 워낙 단호한 스탠스를 취하니 알터는 납득하기로 하고 현재 밀레에게서 ‘밀레시안 님’을 찾는 걸 단념하겠다 하지만 내심 매우 낙심할 듯. 그래도 몇 세기에 걸쳐 결국 자신이 누구였는지 알게 되고 밀레시안을 기억해 냈으니 이제 이승에 미련을 떨쳐 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함. 알터는 그렇게 밀레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당신에게 품었던 감정은 존경심 이상의 연정이었다고 슬쩍 마음을 내비침. 갑작스런 알터의 고백에 밀레가 고민하다가 ‘전생의 나라면 아마 기쁘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알터의 마음을 받아들이자 알터는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꺼워하는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함.


 그렇게 알터의 혼은 이승을 떠나고 밀레가 지니고 있던 미약한 신성력도 따라 사라지게 되는 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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